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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의 제정과정

[해설] 이 자료는 사법시험 수험서로 만든 강의교재(2001년)의 내용이다. 공정거래법의 제정과정과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독일, 일본과는 달리 자발적으로 공정거래법을 도입하였다는 점이 특색이다. 물론 제정법률의 내용 중 상당부분은 일본의 독점금지법을 참고하여 만들었다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자발적으로 도입하였다는 점에서 그 집행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차이가 있다. 집행기관을 행정부서로 하였다는 점도 적극적인 법집행을 가능케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Ⅰ. 공정거래법의 입법시도와 좌절

3분사건(三粉事件)과 1964년의 공정거래법시안

1963년에 밀가루, 설탕, 시멘트를 생산하던 독과점 대기업들이 담합하여 가격을 조작한 사건을 속칭 3분사건이라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종합물가대책을 발표하고 일부 상품을 통제품목으로 지정하는 한편 거래의 공정을 위한 입법의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 때 서울대학교부설 「한국경제문제연구소」가 ‘공정거래법시안’(1964년 8월)을 정부에 제출하였는데 이 시안(試案)이 바로 이 분야에 대한 입법사업의 효시로 볼 수 있다.

1966년 공정거래법안

정부의 첫 공정거래법안이 1966년 7월 14일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 법안은 시장기능의 활성화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제질서의 확립을 기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보호를 기한다는 취지에서 입안된 것이었다. 이 법안도 너무 광범하게 기업을 통제하여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고 하는 기업 측의 강한 반발에 부딪치고, 또한 다른 현안 법안에 걸려 거의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다가 다음해 6월 결국 국회(제6대) 회기만료(1967.6.30)에 의하여 자동적으로 폐기되고 말았다.

1967년 공정거래법안

정부는 폐기된 1966년과 거의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안을 다시 동년 8월 2일에 제7대 국회에 제출하였다가, 1969년 4월 15일 정부가 새로운 독점규제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게 됨에 따라 이 법안을 철회하였다.

1969년 독점규제법안

1968년 국회의 ‘외자도입특별국정감사’ 실시과정에서 차관업체의 폭리문제가 거론되었는데, 특히 신진자동차공업(주)의 「코로나」 승용차를 둘러싼 독과점횡포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등장하였다. 이를 계기로 독과점규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었고 정부는 여론의 지원에 힘입어 1969년 독점규제법안을 작성, 국회에 제출하였다. 이 법안에 대하여서도 각계의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었으나,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는 기업자본의 축적과 재화공급의 촉진에 있으며 독점규제법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업계의 견해에 밀려 7대 국회가 만료되는 1971년까지 제대로 심의도 못한 채 국회회기가 종료함으로써 이번에도 자동 폐기되고 말았다.

1971년 공정거래법안

공정거래법에 관한 정부안이 찬반양론 속에서 계속하여 경제계의 반대에 부딪친 가운데 국회의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되었으나, 정부는 1971년에 접어들어 다시 공정거래법안을 성안(成案), 1971.10.15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쳐서 국회에 제출하였다. 이 법안도 소비자단체․중소기업단체 등의 찬성과 대기업의 반대 속에서 결국 1972.10.17의 비상조치로 국회(제8대)가 해산됨에 따라 자동적으로 폐기되었다.

이상에서 보듯이 정부는 197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독과점의 폐해로 인해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거나 물가가 불안할 때마다 독과점규제와 소비자보호를 위하여 공정거래법의 제정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근본적인 경제질서의 확립이나 경제전반에서 경쟁의 제고라는 공정거래법의 본래 취지와는 달리 물가안정을 위한 하나의 정책대안으로서의 의미밖에 없었다. 따라서 공정거래법의 제정은 정책의 우선 순위에서 밀리게 된 것이라고 하겠다.

Ⅱ. 「물가안정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의 시행

우리 경제는 1974년에 들어서면서 1973년의 제1차 석유파동 등 국제경제정세의 영향으로 생산위축, 물가앙등, 국제수지 악화 등 매우 어려운 시련을 맞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1975년 후반 그 동안 종종 물의를 빚어왔던 독과점의 폐해에 대한 논의가 일부 언론 등에서 고개를 들고 있었다. 또한 1973년 유신직후의 비상국무회의의 의결로 시행되고 있던 「물가안정에관한법률」은 시장기능의 변칙적 운영에 의한 이중가격의 현상을 빚게 되었고, 공정거래질서의 확보도 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물가안정과 공정거래에 관한 보완책을 마련한 입법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필요에서 1973년의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을 보완하여 1975년의 12월 31일에 「물가안정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을 제정․공포하여 1976년 3월 15일부터 시행하게 된 것이다. 국회에서 입법된 공정거래에 관한 법은 이것이 처음인 셈이다(법률 제1798호). 이 법률은 전문 31개조, 부칙 4개조로 되어 있으며, 물가안정에 관한 규정(2조 내지 6조, 10조 이하)과 공정거래에 관한 규정(7조 내지 9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법의 공정거래에 관한 규정(독과점사업자에 대한 규제,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경쟁제한행위의 금지)은 매우 간단하고 불완전하다. 그러므로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80년의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의 제정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1980년법에 의하여 1975년법 중 물가안정에 관한 규정만 남게 된 것이다. 이 법은 1994년 12월 31일에 다시 개정되어 「물가안정에관한법률」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Ⅲ.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의 제정

입법배경

「물가안정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이 물가안정을 위주로 운용됨에 따라 가격기구의 작동이 제한되는 등 오히려 시장기능이 왜곡되고, 인플레심리가 만연되어 이중가격의 형성, 매점매석이 발생하게 되었다. 또한 시장구조의 독과점화는 계속 심화되는 반면 이러한 독과점에 대한 억제장치는 미흡하여 이에 대한 비판도 높아졌다.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공정거래법’으로 약칭한다)은 경제운용의 기조를 정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전환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법으로서, 민간기업의 창의력과 자유경쟁원리를 바탕으로 하는 시장기능의 장점과 기능을 최대한 살려 경쟁을 저해하거나 왜곡시키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여, 모든 사업자가 능률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행동규범을 새로이 정하는 법률이다.

1980년 공정거래법의 주요내용

(1) 실체법적 내용

제정법의 주요 실체법적 내용으로서는 ①시장지배적지위남용규제, ②기업결합의 규제, ③공동행위의 등록제, 등록하지 않은 공동행위의 규제 및 예외인정(불황극복․산업합리화), ④재판매가격유지행위와 거래거절․차별가격 등 불공정거래행위의 규제, ⑤사업자단체규제 및 ⑥국제계약의 체결에 대한 규제가 있다.

(2) 절차법적 내용

이 법의 시행기관은 경제기획원장관이며, 경제기획원장관의 처분에 앞선 심의․의결기관으로서 공정거래위원회를 설치하였고, 법위반행위의 조사를 위해 경제기획원에 심사관을 두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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