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쟁법제의 특질과 과제

By | 2017년 12월 24일

<해설>

이 글은 일본의 무라카미 마사히로(村上政博) 교수의 「개설독점금지법」(1996) 일부를 발췌한 글임. 예전에 번역한 자료이고 원문 자체도 오래되었지만, 무라카미 교수의 최신 저서에서도 아래 내용은 그대로 수록되어 있다. 이 자료의 번역에 대해서는 무라카미 마사히로 교수로부터 흔쾌히 허락받은 바 있다.

우리 나라 공정거래법의 체계 및 많은 규정들이 일본의 독점금지법을 계수한 것이라는 점에서 일본 독점금지법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는 이 글이 우리 공정거래법을 이해하는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이 글의 말미에서 언급하고 있는 바와 같이 법운용이라는 것은 그 나라의 역사적 경험, 당면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목  차]

Ⅰ. 일본 경쟁법제의 특질

Ⅱ. 법계수에 있어서 실패=원죄
1. 반트러스트법의 구조
2. 독점금지법 제정상의 원죄(原罪)

Ⅲ. 불공정한 거래방법
1. 일본특유의 개념
2. 일본특유의 운용

Ⅳ. 초기의 판례의 악영향
1. 초기의 판례(판례법)
2. 체계상의 혼란
3. 경쟁의 실질적제한의 내용

Ⅴ. 금후의 과제
1. 규정의 기능분담
2. 원점회귀
3. 일본특유의 규제

※村上政博(무라카미 마사히로) 요코하마대학교수는 1949년생으로 동경대학법학부를 졸업하고 일본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변호사, 공정거래위원회에 근무하였으며 미국변호사 자격증도 소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 근무한 경력도 있어 최근 가장 활발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아메리카 독점금지법」(유비각, 1987), 「독점금지법의 일·미비교(상·중·하)」(홍문당 1991·1992), 「EC경쟁법」(홍문당 1995) 등이 있다.

 

[본 문]

Ⅰ. 일본 경쟁법제의 특질

일본의 독점금지법체계는 미국 반트러스트법을 계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규제체계와 상당히 다르다. 그 원인은 ① 반트러스트법의 계수실패, ②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독자성, ③ 초기의 판례(판례법)의 악영향의 3가지를 들 수 있다.

Ⅱ. 법계수에 있어서 실패=원죄

1. 반트러스트법의 구조

미국 반트러스트법은 법무부(DOJ)와 연방거래위원회(FTC)의 2개의 시행기관을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시행기관에 시행권한을 부여하기 위하여 2가지 계통·2가지 근원의 실체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독점금지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단일 시행기관이므로 본래 1계통·1근원의 실체규정을 두고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런데 독점금지법은 2계통의 반트러스트법상의 실체규정을 그대로 계수하고 있다. 이것은 독점금지법 제정상의 소위 원죄라고 할 수 있고, 독점금지법을 둘러싼 난해한 해석론을 가져온 근원이 되었다.

반트러스트법은 셔먼법(1890년제정), 클레이톤법(1914년제정), 연방거래위원회법(1914년제정)으로 구성되고, 그 실체규정은 셔먼법 1조(거래제한), 동법 2조(독점화등), 클레이톤법 2조(가격차별), 동법 3조(배타조건부거래등), 동법 7조(주식·자산취득), 동법 8조(임원겸임), 연방거래위원회법 5조(불공정한 경쟁방법)이다.

3가지 법 가운데 셔먼법은 1890년 당시 유일한 시행기관인 법무부에 대하여 민사·형사소추를 행하기 위한 권한을 부여한다. 법무부가 단일의 시행기관인 동안에는 실체규정은 공동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규정인 셔먼법 1조, 단독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규정인 동법 2조만으로 충분한 것이다.

1914년 제정된 연방거래위원회법은 독립행정위원회인 연방거래위원회를 창설하고, 연방거래위원회법 5조에서 그 시행권한을 정하였다. 1914년 제정된 클레이톤법은 업계에 명확한 행위규범을 주기 위한 위법행위유형의 명확화를 도모함과 동시에, 반트러스트법을 행정적 수단을 사용하여 효율적으로 집행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그리고 클레이톤법을 시행하는 권한은 법무부, 연방거래위원회가 함께 가진다.

그 결과 법무부는 셔먼법 및 클레이톤법을 시행할 권한을 가지고, 연방거래위원회는 클레이톤법 및 연방거래위원회법(5조)을 시행할 권한을 가진다. 또한 연방거래위원회는 연방거래위원회법 5조의 불공정한 경쟁방법에 셔먼법 위반행위를 포함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셔먼법을 시행할 권한을 가진다. 이리하여 반트러스트법을 시행하기 위한 2계통, 2근원의 실체규정이 존재하게 되었다.

2. 독점금지법 제정상의 원죄(原罪)

독점금지법은 셔먼법 1조에 대응하여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3조후단) 를, 동법2조에 대응하여 사적독점의 금지(3조전단)를, 클레이톤법7조․8조에 대응하여 제4장 관계의 규정을 정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단일한 시행기관인 것을 전제로 하면 이 정도의 실체규정으로도 법집행상 충분하다.

이러한 것은, EC경쟁법에 있어서의 실체규정 및 시행기관과 대비하면 이해하기 쉽다. EC경쟁법에 대해서는 EC위원회가 단일한 시행기관이기 때문에 실체규정으로서 로마조약 85조 (셔먼법 1조에 상당하며, 공동행위를 규제하는 규정), 86조(셔먼법 2조에 상당하며, 단독행위를 규제하는 규정) 의 1계통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독점금지법은 이 외에 주로 연방거래위원회법 5조를 이어받아, 정확하게는 연방거래위원회법 5조와 클레이톤법 2조․3조를 짜 맞춘 것으로서, 불공정한 경쟁방법의 금지(19조) 를 규정하였다. 당초, 19조는 불공정한 경쟁방법을 금지하고, 불공정한 경쟁방법에 대하여, 예시로서 위법행위유형을 정한 것 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추가적으로 위법행위유형을 지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리하여 독점금지법은 단일한 시행기관임에도 불구하고 2가지 근원을 가진 실체규정을 갖게 되었다.

이처럼 실체규정이 2가지 근원을 갖기 때문에 이론상 반트러스트법과 대비하면 규제유형, 행위유형마다 적용되는 실체규정이 중복된다. 예를 들면, 단독행위에 대하여 사적독점의 금지와 불공정한 경쟁방법의 금지가, 수직적 제한에 대하여는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와 불공정한 경쟁방법의 금지가 중복 적용된다. 이 때문에 독점금지법 시행당초부터 각 실체규정의 규제범위, 역할분담에 대한 일본특유의 논쟁을 불러오게 되었다.

Ⅲ. 불공정한 거래방법

1. 일본특유의 개념

불공정한 경쟁방법의 금지는 1953년 개정에 의해 현행의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로 변경되었다. 이 개정에 의해 첫째로, 「불공정한 경쟁방법」을 「불공정한 거래방법」으로 변경하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우려」(공정경쟁저해성)를 실체요건으로 하였다.

둘째로, 불공정한 경쟁방법에서는 정의규정 중에 예시로서의 위법행위유형을 정할 뿐이고, 공정거래위원회는 공공의 이익에 어긋나는 경쟁수단을 위법행위유형으로서 추가적으로 지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공정한 거래방법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의규정 중에 열거된 행위유형에 해당하는 것 중에서 위법행위유형을 고시에 의해 지정하게 되었다. 이것에 의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위법행위유형을 정하는 권한은 대폭 축소되었다. 동시에 정의규정 중에 열거된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을 보면, 불공정한 거래방법이 수평적 제한, 특히 카르텔을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된다.

셋째로, 정의규정 중의 행위유형에 「거래상 지위의 부당이용」, 「거래방해 등」을 새롭게 규정하고 규제대상이 되는 행위의 범위를 크게 확장하였다.

그 결과,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는 일상의 사업활동․거래활동에 있어서 사업자가 준수해야할 기본 룰(rule)을 정하는 것으로까지 해석되었다.

다음으로, 1953년 개정에 있어서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는 일상의 사업활동에 대한 기본 룰을 정한다는 발상에 근거하여,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를 다른 규정안에 많이 집어넣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①제4장의 기업결합에 관한 규정에 있어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게 될 경우」와 나란히 「불공정한 거래방법을 이용할 경우」를 추가한 것, ②제6조에 있어서, 「부당한 거래제한에 해당하는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국제적 계약 등과 더불어, 「불공정한 거래방법에 해당하는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것을 금지한 것, ③제8조에 있어서, 「사업자에게 불공정한 거래방법에 해당하는 행위를 시킨다」는 8조1항5호를 제정한 것이다.

상기 ①내지 ③에 있어서의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에 관한 규정은 독점금지법의 체계상, 그 필요성에 대해서 의문이 있다. 어쨌든 1953년 개정으로 불공정한 거래방법 금지의 취지를 여러 가지 규정에 포함시킨 것은, 오늘날 그 규정들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이해할 것인가(즉 위치지움)에 대해서 난해한 해석문제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고 있다.

2. 일본특유의 운용

일본에서는 1953년 개정에서 1950, 60년대를 중심으로 1970년대까지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 그 중에서도 우월적 지위 남용의 금지에 근거하여 일본특유의 독점금지법운용, 독점금지행정이 실시되었다. 이것은 특정한 거래유형에 대해서 한 쪽 당사자가 다른 쪽 당사자보다도 우월적 지위에 있는 것을 전제로 하여, 유형(pattern)화된 공정한 거래의 룰을 정하고, 그 룰을 행정지도로 준수시킨다는 법운용이다. 대부분은 공정한 거래의 추진이라는 명목으로 실시되었다. 실질적으로 거래에서 약자의 입장에 있다고 상정되는 (대부분은 실제로도 약자의 입장에 있는) 사업자를 보호한다는 목적․효과를 가졌다.

이러한 종류의 독점금지행정이 실시된 거래유형으로서는 ①국제적 기술도입거래 (외국 라이센스권자와의 거래에 있어서의 국내 라이센스 도입자의 보호), ②수입총대리점거래 (외국메이커와의 거래에 있어서의 국내총대리점의 보호), ③상품납입거래 (대규모소매업자와의 거래에 있어서의 상품납입업자의 보호), ④하청거래 (원사업자와의 거래에 있어서의 수급사업자의 보호) 의 네가지가 대표적이다.

①에 대해서는 「국제적 기술도입계약에 관한 인정기준」(유효기간 1968년에서 1989년까지)이 경쟁품의 취급제한, 그랜트 백(grant back) 등 국제적 기술도입계약상의 여러 제한에 대한 룰을 정한다. ②에 대해서는 「수입총대리점계약 등에 있어서의 불공정한 거래방법에 관한 인정기준」이 수입총대리점계약상의 여러 제한에 대한 룰을 정한다. ③에 대한 전형적인 예로는 「백화점업에 있어서의 특정한 불공정한 거래방법」이라는 특수지정이다. 이 특수지정은 백화점업자의 납입업자에 대한 거래상 우월적 지위의 남용행위로서, (a)부당반품, (b)상품구입후의 부당가격인하, (c)현저하게 불이익한 위탁판매거래, (d)부당하게 값을 깍아서 사는 행위, (e)부당한 수령거부, (f)보조점원의 강요, (g)보복조치 등을 금지한다, ④에 대해서는, 1956년에 간이한 사건처리절차를 정한 (독점금지법의 특별법인) 「하청대금지불지연등방지법」이 제정되었다. 동법은 원사업자가 제조위탁․수리위탁에 있어서 수급사업자에게 행하는 (a)부당한 수령거절, (b)하청대금의 지불지연, (c)가격인하의 강요, (d)부당한 반품, (e)부당하게 값을 깍아서 사는 행위, (f)물품구입의 강제, (g)유상지급 원재료대금의 조기공제, (h)할인곤란한 어음교부 등을 우월적 지위의 남용행위로서 금지한다.

그리고 룰의 실효성은 행정지도에 의해서 확보되었다.  ①, ②에 대해서는 6조2항에 근거하여 신고규제에 의해 신고의무를 부과한 뒤, 인정기준에 따라 신고계약중의 국내사업자에게 부당한 구속을 부과하는 조항에 대해서 (상대방 외국사업자와 재교섭을 행하여) 해당조항을 수정․삭제하도록 시정지도함으로서 실시되었다. ③, ④에 대해서도 위반사업자에 대해서 시정지도를 행하하여 시정시키는 형태로 실시되었다.

두 당사자간에 있어서의 개별거래상의 제한에 대해서는 행위의 확대, 파급성․전파성 등으로 아무리 정당화하려고 하여도 시장에서의 경쟁․경쟁질서와의 관련성은 부족하고, 이러한 규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실체요건인 공정경쟁저해성을 한층 완만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같은 이유로, 이 규제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하기보다도 행정지도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게 되었다.

이러한 독점금지행정은 단순히 약자, 중소사업자를 보호한다기 보다도 특정한 거래유형에 대한 공정한 룰을 확보한다는 성격을 가져 비교적 실시하기 쉬운 것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카르텔규제, 독점규제 등 경쟁법 본래의 운용을 행할 수 없는 경제환경하에서, 공정거래위원회로서는 조직을 방위하기 위하여 당시의 경제환경에 맞추어 일본에 특유한 경쟁법운용으로 활로를 찾게 된 것이었다. 이러한 독점금지행정은 경쟁법의 본연의 모습이라고 평가되지는 않는 점 및 행정지도라는 불투명한 수단에 대한 강력한 비판 때문에  독점금지법운용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특히 ①, ②에 대해서는 신고계약범위의 대폭적인 축소, 인정기준의 폐지(시장에서의 경쟁에 대한 영향을 요구하는 룰의 채용) 등에 의해, 시정지도건수는 격감하고 있어 그 역사적 역할은 거의 끝났다고 평가된다.

Ⅳ. 초기의 판례의 악영향

1. 초기의 판례(판례법)

일본에서의 실체법상 룰에 관한 판례의 집적을 보면 독점금지법 제정후 1955년대 초까지 상당히 중요한 판례가 존재하고, 그 후 장기간(약 20년간)에 걸쳐 중요한 판례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다시 1985년경부터 급속히 중요한 판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초기의 판례에는 지금 보면 문제가 있는 것이 많다. 구체적으로는 동보·스바루사건동경고재판결(1951년 9월 19일), 신문판로협정사건동경고재판결(1953년 3월 9일), 동보·신동보사건동경고재판결(1953년 12월 7일), 야전장유사건동경고재판결(1957년 12월 25일)이 있다.

게다가, 이들 판례는 1975년대이후 독점금지법 자체가 유명무실화하여 경쟁법 본래의 운용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판례변경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채 장기간 기본 선례로서 살아남아, 일본의 특유한 독점금지법체계를 구축하는 원인이 되었다.

2. 체계상의 혼란

신문판로협정사건고재판결(1953년), 동보·신동보사건고재판결(1953년) 및 야전장유사건고재판결(1957년)은 사적독점의 금지가 단독행위를 규제하고,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가 공동행위를 규제한다고 하는 기본체계를 왜곡하는 원인이 되었다.

우선, 신문판로협정사건고재판결은 ① 부당한 거래제한은 상호적으로 부과된 제한이 각 사업자에게 공통인 것을 본질로 하기 때문에, 부당한 거래제한에서 사업자는 동질적 거래관계 또는 거래단계를 같이 하는 자에 한정된다. ② (다소라도) 부당한 거래제한의 사업자는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자에 한정된다고 판시하였다.

동보·신동보사건고재판결도 전기 신문판로협정사건판결을 인용하면서 이에 더하여 동보가 신동보에 자금을 제공하여 신동보가 제작하는 영화의 배급을 모두 동보에 위탁시키는 협정에 대해, 동보가 신동보의 영화판로 및 고객을 제한한다고 하는 신동보만에 과하여진 일방적 제한이고 상호구속을 수반하지 않기 때문에 부당한 거래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 두 가지 판결에 의해 일본에서는 부당한 거래제한은 수직적 거래제한을 규제대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하는 판례법이 확립·유지되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실(seal)입찰담합사건동경고재판결(1993년)이 신문판로협정사건판결 가운데 ①의 부분에 대해 「적당하지 않다」고 하여 부정하고, ②의 부분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하여 금후의 해석에 맡겼다. 오늘날 부당한 거래제한에 대해서, 사업자를 경쟁관계에 있는 자로 한정하는 판지(判旨)를 완전하게는 뒤집지 않고 유지시키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신문판로협정사건판결가운데 핵심적인 논리구성이 부정되었으므로 금후 수직적 제한에 대해서도 부당한 거래제한에 해당한다는 취지, 판례변경을 하는 것에 대한 장애는 없어졌다. 가능한 한 하루속히 판례가 변경되기를 희망한다.

다음으로 야전장유사건판결은 4사 과점시장에 있어서 가격선도자(price leader)의 소매가격인상(이에 수반한 재판매가격유지)에 타 3사가 따른 것을 (간접)지배에 해당하므로 사적독점의 금지에 위반하는 것으로 하였다. 이 야전장유사건판결은 ① 가격선도자(price leader)의 가격결정을 타 경쟁자가 따른다고 하는 상태 자체를 「지배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여 지배개념을 확대하는 것에 의해 사적독점의 금지는 「행위」를 규제한다고 하는 사고방식을 후퇴시키고, ② 본래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에 의해 규제하여야 할 가격선도(price leadership), 과점적 가격협조행동을 사적독점의 금지에 의해 규제하였기 때문에 사적독점의 금지와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에 대한 구별·차이를 불명확하게 하였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미국 반트러스트법을 계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적독점의 금지가 단독행위를 규제하고,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가 공동행위를 규제한다고 하는 기본체계가 붕괴되었다.

3. 경쟁의 실질적제한의 내용

동보․스바루사건동경고재판결 및 동보․신동보사건동경고재판결은 경쟁의 실질적 제한에 대해서 ①「경쟁자체가 감소하여 특정한 사업자 또는 사업자집단이, 그 의사로, 어느 정도 자유롭게 가격, 품질, 수량 그 밖의 여러 조건을 좌우함에 의하여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상태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여, 상당히 엄격한 내용, 즉 규제대상을 상당히 좁게 한정하는 해석을 채용하였고, ②문리상(文理上)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는 것이 사적독점의 금지,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 기업결합규제에 있어서 공통의 실체요건이기 때문에, 상기 정의가 사적독점의 금지,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 기업결합규제에 동등하게 들어맞는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그 결과, 이들 규제에 있어서 정의(定義)에 합치하는 시장지배의 상태, 시장지배력이라는 관련시장에 있어서의 상당히 강한(큰) 경제력을 전제요건으로 함으로서, 경쟁의 실질적 제한을 요건으로 하는 규정의 적용범위․사정(射程)범위를 상당히 좁히게 되었다.

사적독점의 금지에 대해서는 독점력, 시장지배력이라는 매우 큰 힘의 존재를 요건으로 하게 되었다. 당연히 특정 위반행위의 배제만으로서는 그 시장구조라는 근본원인을 개선할 수 없기 때문에 구조개선조치가 제안되기 쉬웠다. 오늘날도 사적독점의 금지에 대해서는 관련시장에 있어서 거대한 힘을 가진 사업자에 대해서만 적용된다는 발상이 뿌리깊게 남아 있다.

또,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에 대해서는 관련시장에 있어서 대다수의 동업자가 참가한 카르텔로 한정되어 왔다. 전술한 정의로부터는 부당한 거래제한에 비교적 시장점유율이 작은 사업자에 의한 수직적 제한을 포함하는 것은 곤란하다.

기업결합규제는 사적독점에 해당하는 시장지배력의 형성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 즉 사적독점의 금지의 미수행위를 금지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해석되어 왔다.

본래는, 경쟁의 실질적 제한에 대해서는 「시장의 경쟁적 기능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것」(경쟁을 제한하는 것) 정도의 추상적인 정의에 그치고, 상당히 광범위한 행위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였다. 또, 사적독점의 금지,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 기업결합규제는 각각 이질적인 규제유형이기 때문에, 규제유형, 행위유형마다 다른 위법성기준을 정할 여지를 남겨두어야 했다.

이 점에서, 오늘날 판례법으로도 경쟁의 실질적 제한에 대해서는 행위유형마다 상당히 다른 취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카르텔에 대해서는 旭礦末사건동경고재판결(1986), 실(seal)입찰담합사건동경고재판결(1993)에 의해, 「일정한 거래분야에 있어서의 경쟁의 실질적 제한」과 관련하여 카르텔의 대상인 거래 또는 영향을 받는 범위를 일정한 거래분야로서 획정하고, 그 경쟁제한적 성격에서 곧바로 경쟁의 실질적 제한을 초래한다는 카르텔 독자의 판례법이 성립하고 있다.

Ⅴ. 금후의 과제

1. 규정의 기능분담

초기 판례법의 결과, 중복적용이 예정된 각 규정에 대해 중복하지 않고 (독립된) 규제대상을 할당하는 것에 성공하였다.

공통요건인 경쟁의 실질적 제한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에 의해 사적독점의 금지는 시장지배의 상태를 초래하는 거대한 경제력의 남용행위, 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의한 남용행위를 규제하는 것으로 하였다.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는 경쟁업자간의 카르텔을 규제하는 것으로 하였다. 더욱이 기업결합규제는 시장지배력의 형성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으로 하였다.

또한 나머지 규제대상인 단독행위(배제행위) 및 수직적 제한에 대해서는 ① 전형적 행위유형을 일반지정으로 규정한 점, ② 공정경쟁저해성에 대해  「어느 정도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방해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로 족하다」고 하는 낮은 수준의 실체요건이라고 해석하고,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에 의해 규제하는 것으로 되었다.

이 규제체계의 기초로서는, 그리고 실제의 법운용은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에 의한 카르텔규제와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에 의한 단독행위 및 수직적 제한규제가 중심이 된다.

2. 원점회귀

앞으로 독점금지법의 중핵부분에 대해 체계의 간명화를 도모하고 특히 단일의 경쟁법상의 룰(rule)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미국 반트러스트법의 정확한 계수라고 하는 원점으로 돌아가, 체계를 재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의해 높은 수준의 경쟁의 실질적 제한과 낮은 수준의 공정경쟁저해성이 병존하는 것에 의한 double standard(이중기준)의 발생이나 단일 룰을 형성해 나가는 것의 곤란함을 해결하여 독점금지법체계를 국제적인 경쟁법체계와 정합성을 갖추는 것이 가능해진다.

첫째로, 경쟁법체계상 경쟁의 실질적 제한을 요건으로 하는 1계통에 대해 부당한 거래제한은 수직적 제한을 포함하는 공동행위를 규제하고, 사적 독점의 금지는 단독행위를 규제한다고 하는 원시독점금지법제정 직후의 취급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나서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와의 관계에 대해 단독행위, 수직적 제한의 상당 부분이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 사적독점의 금지와 중복 적용되는 것을 인정하여야 한다. 또한, 기업결합규제에 대해서는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게 되는 것」을 단일 실체요건으로 하는 사전규제로서 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로, 사후규제에 대하여, 사적독점의 금지 및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의 실체요건인 「일정한 거래분야에서의 경쟁의 실질적 제한」과,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의 실체요건인 「공정경쟁저해성」을 동일 레벨·동일 수준의 위법성기준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그 결과 일반지정에 정한 단독행위, 수직적 제한에 해당하는 전형적 행위유형에 대해서는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에 의해 규제하는 것이 된다(종전대로의 법적용도 가능하다). 또한 사적독점의 금지,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는 주로 수평적 제한 등의 일반지정에 정한 행위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 다양한 행위를 포괄하는 행위에 적용되는 것이 된다.

1985년경부터는 기본적으로 경쟁의 실질적 제한과 공정경쟁저해성의 레벨을 합치시키는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

경쟁의 실질적 제한에 대해 위법성 레벨의 인하에 대해서는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에서의 욱광미사건동경고재판결(1986년)에서 이미 보여지고 있고, 금후 수직적 제한, 라이센스계약 등을 부당한 거래제한의 금지의 규제대상으로 하는 취지로 판례를 변경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이 판례변경에 대해서는 실입찰담합사건고재판결(1993년)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공정경쟁저해성에 대한 위법성레벨의 상향조정에 대해서는, 이미 동양정미기사건동경고재판결(1984), 東京都芝浦屠場사건동경고재판결(1986), 同사건최고재판결(1989), 동지엘리베이터사건大阪고재판결(1993), 시세이도우사건동경고재판결(1994)에 의해서 현실화되었다. 오늘날 공정경쟁저해성은 일정한 거래분야에 있어서의 경쟁제한효과, 경쟁배제효과를 거의 요구하게 된다.

3. 일본특유의 규제

또한 불공정한 거래방법의 금지 중의 우월적 지위의 남용에 근거한 일본특유의 규제에 대해서는, 경쟁법의 중핵부분을 구성하는 체계와는 별개로 일본특유의 규제로서 앞으로 어떻게 실시해야 하는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신중하게 운용해 가야 할 것이다. 미국, EC의 경쟁법에 있어서도 기본체계와는 별개로 각국의 역사적 경험에 따라 그 나라 특유의 규제가 존재하고 있다. 일본의 우월적 지위의 남용에 근거한 규제도 그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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