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거리제한 규약제정 관련

By | 2018년 12월 8일

http://news.tvchosun.com/…/ht…/2018/12/04/2018120490158.html

TV조선에서 편의점 규약 관련하여 전화가 왔습니다. 매체의 정치적 성향이 저와 맞지는 않습니다만, 질문 내용이 공정거래 전문분야라서 성실히 대답을 해 주었습니다. 물론 인용은 아주 일부입니다만 ^^(그래도 10초 정도 방송된 것은 상당한 분량입니다). 페북에 올렸던 글을 일부 편집하여 여기에 올립니다.

하도급법이나 대규모유통업법, 그리고 가맹사업법 등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유형의 하나인 “거래상 지위 남용”에서 출발한 법률들입니다. 사실 거래상 지위 남용 규정은 우리 공정거래법 제정 당시 일본 독점금지법을 거의 대부분 그대로 계수하면서 우리 법에도 존재하게 된 것인데, 일본에서도 이 규정이 경쟁법에 잘 맞지 않는 이질적인 것으로 보는 것이 다수의 견해입니다. 이 규정때문에 일본에서는 독점금지법 학자들간에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져 왔고요.

우리는 이 규정을 근거로 심각한 고민 없이 특정 거래방식이나 업종에서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법을 계속 만들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공정위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잘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을 보호하여 소비자후생을 증대시키는 것이 공정위의 존재 의의인데, 점점 더 자신의 존재 의의에 반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있어 자기모순에 빠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정부가 영세사업자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당연히 적극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공정위는 경쟁을 통한 소비자후생의 증대가 목적인 조직입니다. 편의점 출점 제한(거리 제한)에 소비자후생은 어디에 있을까요? 왜 기존의 편의점주에게 일정한 지역 독점을 허용하는 것이 공정위의 업무일까요?

편의점주와 같은 영세사업자를 보호하는 것은 중소기업벤처부에서 할 일입니다. 중소기업벤처부에서 편의점 업주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때, 공정위는 그것이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가 없는지 감시해야 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소위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이라는 공정거래법의 최종목적(이 목적이 규범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긴 합니다만)하에 부처간의 정책 조정이 필요하게 될 것 같습니다. 결론은 편의점 거리 제한이 될 지라도 그것은 공정위가 할 얘기가 아니란 얘기입니다.

공정위직원이라면 귀가 닳도록 듣게 되는 것이 경쟁자가 아닌 경쟁의 보호라는 표현인데, 같은 조직에서 서로 상반된 업무를 하게 되니 더 어정쩡한 정책이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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