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권고심결의 성격

By | 2008년 6월 29일

113. 권고심결의 성격

최고재 1975년 11월 28일 제3 소법정 판결

(1971년 (상고심) 제66호 심결취소청구사건)

(민집 29권 10호 1592쪽)

<사실의 개요>

덴마크에 본점을 둔 (株)노보 인더스트리 (X)는 일본의 A 제약회사와의 사이에 「아라카제」라 불리는 상품의 계속적인 판매에 관한 국제적 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계약 중에 포함되어 있는 제한적 조항(계약종료 후 3년간 A가 경쟁품의 제조 및 판매를 하지 않을 것, 계약종료 후에도 유사경합품을 취급하지 않을 것 등)이 독금법 제6조제1항의 「불공정한 거래방법」에 위반된다고 하여 공정위는 A에 대해 당해 계약조항의 삭제를 권고하여 A의 응답을 받고 같은 내용의 권고심결을 내렸다. 여기서 X는 상기의 심결에 의해 자기의 계약상의 지위가 침해당했다고 하여 위 권고심결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제1심(동경고재 1971년 5월 19일, 행집 22권 5호 671쪽)은 X의 원고 적격을 부정했기 때문에 X가 상고한 것이 본건이다.

본건의 중심쟁점은 권고심결의 대상자가 아닌 X에 원고적격이 인정되느냐의 여부이다. 원심인 동경고재는 심결 일반에 대해 第三者效를 부정하는 입장에서 X의 원고적격을 부정했지만, 최고재는 본건 심결이 심판심결이 아닌 권고심결인 점에 특히 착안하여 결론을 내리고 있다. 여기에서 본 판결은 권고심결의 법적 성격에 대해 최고재로서 최초의 판단을 보인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하에서는 권고심결의 법적 성격에 관한 부분에 한해 판지를 소개하고 해설한다(원고적격에 대해서는 본서 118사건, 또한 본건에서 문제가 되었던 독금법 제6조제1항의 특수한 규제구조에 대해서는 본서 33사건을 참조).

<판결요지>

독금법 제48조에 정해진 이른바 권고심결은, 공정위가 동법에 위반하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있어서 정규의 심판절차의 개시에 선행하여, 우선 당해 위반행위를 하고 있는 자에 대해 상기 위반행위를 배제하는데 적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고, 그 자가 이를 응낙했을 때, 심판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라 권고와 동 취지의 배제조치를 명하는 심결이다. 본래 배제조치는 심판절차를 경유하고, 여기에서 취조된 증거에 근거하여 위반행위의 존재를 확정한 다음에 내려진 심결(이른바 심판심결)에 의해 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독금법 제45조제1항 참조), 권고심결제도는 위반행위를 한 자가 그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권고대로 배제조치를 실행하는 한, 굳이 심판절차를 밟아 위반행위의 존재를 확정한 뒤에 배제조치를 명할 필요도 없이 법의 목적을 간단·신속하게 실현할 수 있다는 견지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정규의 심판절차를 밟게 되는 심결이 증거에 의한 위반행위의 인정을 기초로 하는 것에 대해 권고심결은 그 대상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근거한 권고응낙의 의사표시를 그 기초로 하는 것이다.

위의 권고심결의 취지 및 성질에 비추어 볼 때, 위의 심결은 그 대상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이것이 그 사람의 자유의사에 의한 응낙에 근거를 두고 있는 한 객관적인 위반행위의 존부 및 이에 대한 배제조치로서의 적합 여부에 상관 없이 적법유효한 심결로서 구속력을 갖지만, 상기 대상자 이외의 제3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구속력이 없을 뿐더러 당해 행위가 위반행위인 것을 확정하거나 그 행동을 정당화하는 등의 법률적 영향을 미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독금법상 예정되어 있다고 해석되는데 이는 타당하다.

<해 설>

1. 독금법은 공정위에 동법 위반행위를 배제하기 위해 적당한 조치(배제조치)를 명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 배제조치는 행정처분이지만, 준사법절차인 심판절차를 밟은 후에 발동될 것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특히 심결에 의하면 쟁송절차에 있어서 통상의 행정처분에 없는 특수한 취급·효력이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처분의 상대방에 쟁의할 의사가 없는 경우에는 심판절차를 생략하는 것도 인정되고 있다. 우선 조사에 의해 독금법 위반사실이 분명한 경우에는 공정위는 심판절차를 개시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에 대해 배제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고, 그 대상자가 권고를 응낙한 경우에는 심판절차를 밟지 않고 당해 권고와 같은 취지의 심결을 할 수 있다(독금법 제48조). 다음으로 심판개시결정 후에 피심인이 심판개시결정서 기재의 사실 및 법률의 적용을 인정하고, 공정위에 대해 그 후의 심판절차를 밟지 않고 심결을 받도록 문서로서 신청하고 또 당해 위반행위를 배제하기 위해 자기가 취해야 하는 구체적 조치에 관한 계획서를 제출하고, 공정위가 이를 적당하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심판절차를 밟지 않고 계획서 기재의 구체적 조치와 같은 취지의 심결을 하도록 할 수 있다. 이를 동의심결이라 한다(제53조의 3).

권고심결과 동의심결이란 이른바 약식절차에 의한 심결로서, 정식의 심판절차를 통해 발동되는 심판심결과 그 성립의 국면, 성립의 요건에 있어서 구별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독금법은 권고심결을 포함한 모든 확정심결의 위반에 대해 동일한 벌칙을 정하고(제90조제3항), 또 무과실 손해배상청구의 행사를 확정심결 후로 제한하는 규정(제26조)과 심결취소소송에 관한 규정(제77조∼제88조의 2)에 있어서도 심결의 종류를 구별하고 있지 않다. 여기에서 심결에 따른 소송에 있어서 3종류의 심결의 성질의 차이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이 문제를 포괄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이마무라 시게카즈(今村成和), 「사적독점금지법의 연구 (5)」, 123-165쪽 참조).

2. 심결의 성질의 차이는 구체적인 국면마다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본건에서 문제가 된 제3자의 원고적격에 관해, 본 판결은 권고심결인 점에 특히 주목하여 결론을 내리고 있다. 권고심결과 다른 심결을 구별해야 할 의의가 어느 정도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시하는 학설이 많다(본건의 비평으로서 카네코 카쯔시(金子克), 쥬리스트 608호 65쪽 ; 네카시 테츠(根岸哲), 민상 74권 6호 116쪽 ; 마츠시타 미쯔오(松下滿雄), 판평 209호 28쪽 등 참조). 심결은 그 대상자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갖는 행정처분이지만 제3자에 대해서 직접 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이 아니며, 이 점에서는 3종류의 심결에 구분은 없다. 또 심결의 사실상의 영향을 법적 보호에 두는 이익이라 해석할 때 제3자의 원고적격을 긍정하는 경우가 있어도, 거기에 3종류의 심결을 구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단, 심판심결의 경우에는 심판절차에 제3자가 참가를 허락받은 경우가 있어, 이 때는 심판심결에 고유한 이유에서 제3자의 원고자격을 긍정하는 경우가 있다(아쯔타니 요우지 (厚谷襄兒), 「공정위의 심결 등의 처분을 둘러싼 취소청구소송」, 『신실무민소강좌 10권』 265쪽 참조). 요컨대 제3자의 원고적격이 문제가 되는 국면에서는 원칙적으로 3종류의 심결을 구별할 의의는 없는 것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하라다 나오히코 (原田尙彦), 본 백선 <제2판> 227쪽).

3. 심결의 대상자가 심결의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처분성, 원고적격이 3종류의 심결을 통해 인정되는 점에 이론은 없다. 문제는 권고심결과 동의심결의 경우에는 그것이 일단 대상자의 응낙 또는 동의를 얻은 후에 행해지는 것 때문에 취소이유의 제한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최고재 1978년 4월 4일 제3소법정 판결(민집 32권 3호 515쪽)은 본 판결의 권고심결에 관한 견해를 계승하면서 「권고심결에 있어서는 공정위에 의한 위반행위의 존재인정은 그 요건이 아니므로…위반행위의 부존재는 권고심결을 취소해야 하는 원인은 되지 않는다」하고 판시하고 있다. 학설도 일단 응낙한 이상 이에 반하는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위반행위의 부존재나 배제조치의 적합성 여부를 이유로 권고심결의 취소를 요구할 수 없다고 한다. 이유에 차이는 있지만 권고심결의 경우에 취소이유에 제한이 있는 점은 판례·학설 모두 인정하고 있고 이 점에서는 권고심결 (및 동의심결)과 심판심결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4. 독금법 제80조∼제82조에 정해진 이른바 실질적 증거법칙은 심판심결의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고 되어 있는데 판례·학설을 인정하고 있는 점이다. 실질적 증거법칙은 재판소의 사실인정이 준사법적 절차를 통해 확정된 심판심결에 한해 적용된다는 한정해석이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시각에서 오히려 요청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본서 117사건, 119사건 참조). 따라서 심판절차를 전제로 하지 않는 권고심결·동의심결의 경우에는 실질적 증거법칙은 적용되지 않고 이 점에서는 심판심결과 구별된다.

5.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독금법 제25조에 정해진 무과실 손해배상청구권에 근거한 재판에 있어서 확정심결에 사실인정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이다.

제25조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소송은 심결의 확정을 전제로 한 것으로(제26조) 제1심을 동경고재로 한다(제85조제2호). 또 소송의 제기가 있으면 재판소는 공정위에 대해 손해액에 대한 의견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제84조). 이들 규정은 제25조 소송에서 그 전제가 된 독금법 위반사실에 관한 확정심결을 존중하는 것을 정한 규정이라 이해된다. 단, 어떠한 정도의 존중을 요구하는 것인가, 또 심결의 종류에 따라 존중의 정도가 다를 수 있는가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다.

학설은 심결의 종류를 불문하고 구속력을 갖는다는 설, 심판심결에 한해 구속력을 갖는다는 설, 심판심결을 포함하여 사실상의 추정력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등으로 나뉜다. 또 사실상 추정이라고 하는 경우 심결의 종류에 대응하여 그 추정력에 차이를 두는 경우가 많다(이상 상세히는 본서 122사건을 참조). 일부 구속력 긍정설도 다른 심결에 관해서 추정력을 긍정하고, 또 사실상 추정력을 강하게 인정하면 구속력을 긍정하는 경우와 사실상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들 학설의 대립이 현실적으로 어떠한 차이를 갖는지 명확하지 않다. 최고재는 심결의 성립과정의 특질에 대응하여 강약이 있는 사실상 추정력을 긍정한다(최고재 제3소법정 판결 1978년 4월 4일 민사소송집 32권 3호 515쪽).

6. 본 판결에 의하면 권고심결은 법위반행위의 존재를 기초(요건)로 하지 않고 다만 배제조치에 대한 피심인의 응낙에 근거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사실인정이 결여된 행정처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배제조치는 법 위반행위의 존재를 논리적으로 전제하는 것으로서(권고심결에는 「공정위가 인정한 사실」이 기재되어 있지만 이는 심결개시결정에 있어서 「사건의 요지」과 같은 수준의 것이다. 아쯔타니, 앞의 문헌) 권고심결을 응낙함으로써 피심인도 위반행위의 존재를 승인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승인에 어떠한 법적 의미를 부여하는가는 이미 약술한 대로 문제의 국면에 따라 다르다. 실무상 독금법 위반사건의 대부분은 권고심결에 의해 처리된다. 이 점은 법위반행위의 신속한 배제라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위반자의 법위반 인식의 명확화, 피해자의 구제라고 하는 각도에서는 권고심결의 법적 의미를 중시하는 해석이 요구된다(네키시, 앞의 문헌 128쪽).

7. 독금법 위반사실이 있는 경우 공정위는 권고를 할지 심판개시결정을 내릴지 재량권을 갖지만 심판절차의 사전 구제기능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일정한 경우에 심판개시결정을 우선해야 한다는 설도 있다(아쯔타니, 앞의 문헌 265쪽).

<참고문헌>

본문 중에 게재된 문헌 외에

키찌카와 다이지로(吉川大二郞), 「독금법상의 심결과 재판소에의 구속력」, 법조시보 27권 4호 1쪽

이시이 켄고(石井建吾), 본건판례해설, 법조시보 31권 1호 149쪽

오하라 키오(小原喜雄), 본건판례해설, 1975년도 중요판례해설(쥬리스트 615호) 205쪽

*소와 도시후미(曾和俊文), 미에(三重)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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