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위반성립의 시기

By | 2008년 6월 29일

24. 위반성립의 시기

동경고재 1980년 9월 26일 판결

(1974년 제2호 사적독점금지및공정거래확보에관한법률위반 사건)

(고형집 33권 5호 511쪽, 판례시보 985호 3쪽)

<사실의 개요>

본건 피고는 석유제품의 원매회사와 그 임원이다. 피고회사들은 타이요(太陽)석유(주)를 제외, 모두 연료유의 전유종을 전국적으로 원매하고 있으며, 1973년의 연료유 원매 총량의 합계는 전 원매회사의 80여 %였다. 피고들은 각사의 대표인 영업위원이 모여 석유제품 인상을 위한 협의를 해왔으나 1972년 10월경부터 OPEC(석유수출국기구)가 제5차 인상을 발표해옴에 따라, 이에 따른 원유인상분과 1972년 4월 이후의 인상 미달성분 등을 석유제품가격에 전가하여 1973년 1월 1일부터 인상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였다. 그 후 원매 5사로부터 선택된 스터디 그룹이 작성한 원안에 대한 협의를 거쳐 가솔린, 나프타, 제트원료유, 공업용등유, 경유, A중유, B중유 및 C중유에 대하여 각각 인상폭을 결정하고 각 실시시기에 인상할 것을 합의하고, 실시하였다.

공정위는 상기의 행위가 독금법 제3조 후단에 위반한다고 판단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한 배제권고를 행함과 함께 독금법 제8조제1항제1호 및 제95조제1항에 해당한다고 하여 동법 제73조제1항의 규정에 근거하여 동경고등검찰청에 고발하였다. 동경고등검찰청으로부터 기소를 받은 동경고등재판소는 피고들이 행한 공동행위에 의해 피고회사들의 사업활동이 상호간 구속되어 석유제품의 원매 단계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것으로서 부당한 거래제한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피고들을 4개월 내지 6개월의 징역에, 피고회사들을 150만엔 내지 250만엔의 벌금에 처했다.

<판결요지>

부당한 거래제한죄의 기수시기에 대하여(부당한 거래제한죄는 공동행위에 따라서 그 내용이 실시되었을 때 비로소 기수에 달하는 것이나, 본건에서는 위 실시에 대한 입증이 되어 있지 않으므로 상기 죄의 기수를 논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그러나 독금법 제2조제6항 소정의 구속력 있는 공동행위는 본래 경쟁제한적 효과를 갖는 바, 동 규정은 부당한 거래제한의 성립요건으로서의 공동행위를 「일정한 거래분야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것으로 한정한 것이며, 바꾸어 말하자면 공공의 이익에 반하여 일정한 거래분야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구속력 있는 공동행위가 이루어졌다면, 즉각적으로 부당한 거래제한이 성립한다는 것을 규정한 것으로서 부당한 거래제한죄는 공동행위에 의해서 야기되는 경쟁의 실질적 제한의 외부적 표현인 공동행위 내용의 실시를 그 성립요건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다. 따라서 소론은 전제가 부족하다.』

<해 설>

1. 본건은 독점금지법 제정하에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전통적인 카르텔 체질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던 국내 산업계에 대하여 카르텔의 기업범죄성을 명확히 한 최초의 사법판단으로서의 의의를 갖는다. 따라서 본건은 카르텔의 위법성에 관한 많은 중요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으나 본 호에서는 카르텔의 성립시기를 둘러싼 문제에 한정하여 해설키로 한다.

2. 부당한 거래제한 행위가 언제 성립하느냐 라고 하는 문제는 결국은 그 요건인 「경쟁의 실질적 제한」을 어떠한 상태로서 이해해야 하는가로 바뀔 수 있는데, 이 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학설상의 대립이 보여진다.

우선, 합의시(合意時) 설이 있다. 사업자간에 공동행위를 위한 합의가 성립한 때에 부당한 거래제한의 요건은 충족된다고 하며, 공동행위가 실시되는 데에 따른 결과의 발생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 합의시설을 주장하는 자들도 그 논거는 다르며, 같은 학설로서 분류하는 것을 의문시하는 자(사카모토(坂本), 후게 논문 48쪽)조차 있다. 제1설은 「경쟁의 실질적 제한」을 「시장지배력의 형성」으로 해석하고, 그 기준을 공동행위참가자가 공동행위를 유효하게 실천하기 위한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 이러한 시장지배력을 형성할 수 있는 범위의 사업자간에 「공동행위」가 존재하고 있는 경우에 부당한 거래제한이 성립한다고 하고 있다(쇼우다 아키라(正田 彬), 「전정독점금지법 1」 210-216쪽). 제2설은 「경쟁의 실질적 제한」을 「시장지배의 상태」라고 해석하며, 공동행위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상응하는 실력을 갖는 자에 의하여 이루어질 때 비로소 실효력이 동반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공동행위의 존재 그 자체가 시장지배의 상태를 추정하게끔 한다고 하여 협정의 실시 등의 구체적인 증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이마무라 시게카즈(今村 成和), 「독점금지법(신판)」 62-65쪽).

제3설은 「경쟁의 실질적 제한」은 공동행위가 시장의 경쟁기능에 미치는 효과를 나타내는 요건이라고 해석하고, 실행행위의 존재는 부당한 거래제한의 성립요건이 아니라고 한다. 특히, 이 설은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의 의의를 협정의 실시 이전의 시점에서 배제조치를 명하는 것의 실효성에서 구하고 있다(사네카타 켄지(實方 兼二), 「독점금지법과 현대경제(증보판)」 141쪽).

다음으로는 실시시(實施時) 설이 있다. 이 입장은 「경쟁의 실질적 제한」을 「시장지배의 상태를 야기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그러한 결과의 발생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협정이 실시될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탄소우(丹宗), 후게 논문 535쪽). 나아가서 이 실시시 설을 지지하는 근거를 독금법 제3조와 제6조의 벌칙이 다르다는 점에서 구한다는 설도 보여진다(오하라(小原), 후게 논문 47쪽).

마지막으로 착수시(着手時) 설이 있다. 이 설은 부당한 거래제한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협정실시의 준비행위 등 실행의 착수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입장은 1974년 공정위가 실제로 사건을 처리함으로써 탄생했는데(스미토모금속 외 사건, 공정위 1974년 3월 15일, 심결집 20권 329쪽), 최근 이를 지지하는 학설이 출현했다. 이 학설은 여기서 말하는 「착수」는 실행행위의 일환이므로 실시시 설과 착수시 설은 동일한 연속선상에 있으며, 정도이 차가 있는데 불과하다고 하면서도, 결론적으로는 착수시 설을 지지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즉, 이 설은 합의시 설에 대한 비판에 출발점을 두고, 실시시 설의 결함을 보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마츠시타 미츠오, 「경제법개설」, 106-108쪽).

3. 이상으로 부당한 거래제한의 성립시기에 관한 학설의 논거에 대하여 개설하였는데, 이하로는 본건 판지의 분석을 행하기로 한다. 본건 판지는 「일정한 거래분야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구속력 있는 공동행위가 행하여지면, 즉각적으로 부당한 거래제한이 성립한다」라 하고, 부당한 거래제한죄가 공동행위 내용의 실시를 성립요건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판시하였다. 또한 본건 상고심판결도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대가를 협의, 결정하는 등 상호간 그 사업활동을 구속하는 합의를 한 경우에 상기 합의에 의해 공공의 이익에 반하여 일정한 거래분야의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된다고 인정될 때에는 독금법 제89조제1항제1호의 죄는 즉각적으로 기수에 달하며, 상기 결정된 내용이 각 사업자에 의하여 실천되는 것이나 결정된 실시시기가 현실에 도래하는 것 등은 동 죄의 성립에 필요하지 않다고 해석해야 한다.」라고 판시하고 있다(최판 1984년 2월 24일 판례시보 1108호 12쪽). 이 양 판결이 기본적으로 합의시 설에 의거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세가 인정하는 사실이며, 문제는 이것이 타당하는가의 여부이다.

본건에서 부당한 거래제한이 성립하는 시기가 문제화 된데에는 2개의 목적이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공동행위를 가능한 한 이른 단계에 발견하고, 그에 대하여 배제조치를 명함으로써 독금법의 효율적인 운용을 기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의 견지에서는 공동행위의 참가자간에 공통의 인식이 발생한 단계에서 실질상 경쟁을 구속하는 기능이 생긴다고 판단하여 부당한 거래제한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합의시 설은 그 기대에 부응하는 사고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과점적인 시장에서는 이러한 생각이 오히려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카토(加藤), 후게 논문 43쪽). 그러한 뜻에서 본건 사건의 피고회사들과 같이 전통적인 카르텔 체질을 갖고 있다고 여겨지는 업계에 대해서 합의시 설적인 사고를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업계의 입장에서는 일단 협정이 성립하더라도 그것이 완전히 실시되는지에 대해서 참가자간에 확신이 서지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합의시 설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이다(마츠시타(松下), 후게 논문 28-29쪽). 또 한 가지 목적은 형사벌을 과할 수 있는 카르텔 행위는 어느 단계의 것으로서 인정해야 하느냐의 이른바 「기수의 시기」의 문제이다. 형법학에서는 형벌의 보호법익에 대한 위험이 발생한 시기를 기수의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하야시(林), 후게 논문 14쪽).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공동행위 참가자간의 합의의 시기를 기수의 시기라고 생각하는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해야 하겠다. 이상과 같이 본건 사안은 2개의 다른 목적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것을 하나의 학설에 짜맞추어 처리하려고 하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미 서술한 3개의 학설에는 정도의 차는 있더라도 근본적인 차이점은 보여지지 않으며, 각기 단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하나의 학설에 한정하여 다른 것을 배척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이마무라 시게카즈(今村 成和), 「부당한 거래제한의 성립시기- 석유카르텔 판결을 둘러싸고」, 공정거래 378호 4쪽 이하

오하라 요시오(小原 喜雄), 「석유카르텔(가격협정)사건 동경고재 제1심 판결」, 판례평론 274호 47쪽(판례시보 1016호 193쪽) 이하

카토 요조우(加謄 良三), 「위반성립의 시기」, 독금법 심결·판례백선 <제3판> 42쪽 이하

사카모토 노부오(坂本 延夫), 「석유카르텔(가격협정) 사건 상고심 판결」 금융, 상사판례 717호 40쪽 이하

탄소우 아키노부(丹宗 昭信), 「독금법상의 경쟁의 실질적 제한의 의의와 그 법적 성격」, 『수속법의 이론과 실천』, 552쪽 이하

하야시 미키토(林 幹人), 「석유카르텔의 형사책임」, 쥬리스트 813호 10쪽 이하

마츠시타 미츠오(松下 滿雄), 「석유제품 가격협정 사건(최고재 1984년 2월 24일 판결)의 검토(하)」 NBL 302호 24쪽 이하

* 타니하라 오사미(谷原 修身), 난잔(南山)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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