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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행정지도와 생산조정

43. 행정지도와 생산조정

동경고등재판소 1980년 9월 26일 판결

(1974년 제1호 사적독점의금지및공정거래의확보에관한법률위반 피고사건)

(고형집 33권 5호 359쪽, 판시 983호 22쪽)

<사실의 개요>

석유연맹은 1972년 10월 및 다음 해의 4월의 2회에 걸쳐 수급상임위원회를 열고 일본의 석유정제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 연맹의 회원인 24개사에 대해 원유처리량의 할당(생산조정)량을 결정하고 이를 실시하였다.

통산성은 당초부터 본건의 생산조정을 지시 또는 요청하지 않았으나 석유연맹이 원유처리량을 분배하여 생산조정을 한다는 점 및 각 정제업자가 석유업법에 근거하여 신고하는 생산계획을 위의 생산조정에 의한 분배량에 근거하여 작성됨을 알고 있으며, 생산조정의 조기정리를 요청, 원조하여 부분적으로는 분배기준, 분배량 등에 개입하여 본건의 각 행위를 용인하고 이를 수급조정의 행정에 이용하고 있다. 또한, 석유업법은 통산성장관이 매 5년간의 석유공급계획을 정하여(제3조), 석유정제업자에게 매년도 생산계획을 작성하여 제출하게 하고 있으며(제10조제1항), 또한 「석유의 수급사정 및 기타 사정에 의해 석유공급계획 실시에 중대한 지장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생산계획의 변경을 권고(제10조제2항)할 수 있다는 수급조정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74년 2월 본건 행위가 사업자단체에 의한 카르텔인 경쟁의 실질적 제한행위를 금지하는 독금법 제8조제1항제1호에 위반한다고 판단하여, 석유연맹에 대해 생산조정의 결정파기를 명하는 권고심결을 내림(심결집 20권 312쪽)과 동시에 검찰총장에게 고발하고 검찰관은 같은 해 5월, 동법 제8조제1항제1호 위반의 벌칙을 규정하는 제89조제1항제2호 및 제95조제2항에 근거하여 석유연맹과 그 대표자를 동경고등재판소에 기소하였다.

<판결요지>

「석유업법상의 제도는 독점금지법의 기초가 되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과는 양립하는 경우을 초래할 수 있으나 석유업법은…(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마련한 규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경쟁원리의 기능을 제한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통산성이 「그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한도에서 행정지도를 행하는 일」은 「그 지도내용이 법령에 위반하지 않는 한 실질상 강제와 동일한 부당한 수단에 의한 것이 아닌 한 허용된다고 해석해야 하며, 석유업법도 이러한 행정지도에 의한 운용을 예정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통산성이 생산계획의 제출을 수리함에 있어서 그 계획량이 지나치게 과대하거나 과소한 경우 개별적으로 수정을 요청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또한, 석유업법에 의한 권고의 요건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이를 발동하기 전에 행정지도를 하여 상대의 동의를 얻어 권고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위와 같은 행정지도는 석유정제업자의 사업활동을 구속하는 것으로 독점금지법의 기초가 되는 정책과는 양립하나, 석유업법의 해석상 허용되는 동 법의 운용으로서 인정되는 한 이를 위법으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통산성이 개개의 업자에 대해 개별로 지도하는 한 공동행위 등 독점금지법의 금지규정에 형식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다」

「통산성이 다수의 정제업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원유처리량…을 제한하는 기준을 정하거나 개개의 업자의 원유처리량을 지시한 할당표를 나타내어 이에 따르도록 유도하는 방법…은 개별적 지도를 일괄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각 업자는 타 업자도 이에 따를 것을 전제로 해야만 따르겠다는 경우가 많으므로 업자간의 공동행위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경우 업자의 행위만이 위법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또한 이러한 방법은 국가통제적인 색채가 강하며 영업의 자유가 침해 될 소지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는 공급계획의 실시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현저하며 적정한 실시를 위해 부득이한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업자의 생산계획의 집계결과가 공급계획을 현저히 초과하여 개별적으로 권고를 하여도 적정한 계획변경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확히 예측되는 사정이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사업자단체를 지도하여 각 업자에 대한 원유처리량을 제한하는 방법…은 행정지도에 의한 자주조정이라고도 부르나, 지도방법에 따라서는 실질적으로 위의 방법과 그다지 다르지 않으며, 어느 경우든 행정개입이 된다. 뿐만 아니라 거의 항상 공동행위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사업자단체에 대해 독점금지법 제8조제1항제1호에 형식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를 지시하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으며, 석유업법이 그 운용으로서 원칙적으로는 여기까지 예정한다고는 해석하기 어렵다. 석유업에 있어서 독금법이 규정하는 불황카르텔의 요건을 충족하기에 이르러 공동행위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정규절차를 밟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이를 행하여야 한다는 것이 법의 취지라고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행정지도는 일반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

<해 설>

본건은 석유연맹에 의한 생산조정의 형사책임이 문제시된 것이나, 형사책임 특유의 문제에 대한 해설은 본서 127사건에서 다루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행정지도와 독금법과의 관계에 한정하여 해설한다.

행정지도는 행정기관이 법적 강제력이 있는 권한이 없는 경우에 있어서 사업자 및 개인의 임의의 협력을 얻어 일정한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정한 작위 또는 부작위를 요청하여 유도하는 것이다. 산업관청은 과당경쟁방지, 가격억제 등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소관산업에 속하는 사업자의 가격 및 생산량 설비 등에 대해 경쟁제한적 행정지도를 행하는 경우가 있다. 한편 독금법은 가격, 생산량, 설비 등에 대해서는 각 사업자가 자주적으로 결정하여 사업자간에 자유로운 경쟁이 이루어질 것을 요청하고 사업자간의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인 카르텔(제3조 후단, 제2조제6항, 제8조제1항제1호)을 금지하고 있다. 바로 이 점에서 행정지도와 독금법과의 관계가 문제가 된다.

행정지도와 독금법과의 관계의 문제에는 행정지도 그 자체의 위법성의 문제와 행정지도가 관여하는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의 행위의 위법성의 문제가 포함된다.

이들에 대해 본 판결은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① 석유업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행정지도는 독금법의 기초가 되는 정책(독금법 그 자체는 아님)과 양립하는 것이라도 내용이 법령에 위반하지 않고 수단이 실질적으로 강제적이지 않는다는 점을 요건으로 하면 허용된다. 예를 들면 각 사업자의 생산계획을 개별적으로 수정·지도하는 것은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구속하여 독금법의 기초가 되는 경쟁촉진정책과는 양립한다고 해도 석유업법의 해석상 허용되는 동 법의 운용에 포함되어 독금법이 금지하는 카르텔을 초래하지 않으므로 위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② 그러나 개별사업자에 대한 지도가 있어도 일률적으로 생산량을 제한하는 기준을 정하거나 개개의 사업자의 생산량을 지시한 할당표를 제시하는 방법에 의한 것은 각 업자가 타 업자도 이에 따를 것을 전제로 하여야만 따르겠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으며, 카르텔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위법이 된다. 이러한 지도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것은 공급계획의 실시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현저하여 적정한 실시를 위해 부득이한 경우에 한한다. ③ 사업자단체를 지도하여 각 업자에 대한 생산량을 제한하는 방법은 거의 모든 경우 카르텔을 초래하고 사업자단체에 카르텔을 지시하며 석유업법이 원칙적으로 그 운용으로서 예정하는 범위를 넘어 독금법이 정하는 불황카르텔의 적용제외 규정(제24조의 3)에 따라 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본 판결은 통산성에 의한 수급조정제도를 규정하는 석유업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정이더라도 규정이 허용하는 한도내에 있어야 하며 독금법이 금지하는 카르텔(사업자간의 공동행위에 위한 생산조정)을 초래하여 카르텔을 이용하는 것은 독금법의 적용제외 규정에 근거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위법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행정지도 허용성의 엄중한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본 판결은 석유연맹에 의한 본건의 생산조정에 대해서도 독금법의 적용제외 규정은 없으며 석유업법이 허용하는 운용조치라고도 인정하지 않고 통산성에 의한 행정지도의 관여에 의해 그 위법성이 방해받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여 행정지도의 관여를 근거로 하는 카르텔의 허용성에 대해서도 엄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후 본건과는 별도로 석유제품 가격협정사건에 있어서 최고재판은 본판결을 다소 완화하는 태도를 나타내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1984년 2월 24일 형사판결집 38권 4호 1287쪽-본서 128사건의 해설 참조). 즉, 석유업법에 직접적 근거가 없는(동법 제15조에서 규정하는 표준가격제도에 의한 것은 아니다). 가격의 행정지도에 대해 물품가격이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최대의 관건으로 하는 독금법의 취지 및 목적에 비추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며 예외적으로 ① 이를 필요로 하는 사정이 있는 겅우, ② 이에 대처하는 방법이 사회통념상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③ 「일반 소비자의 이익의 확보와 국민경제의 민주적인 건전한 발달이 촉진」되는 경우라는 독금법의 궁극목적에 실질적으로 위반하지 않는다는 3요건을 만족하는 경우에는 적법하다고 기술함과 동시에 독금법이 금지하는 사업자간의 가격협정의 경우도 적법의 행정지도에 따라 이에 협력하여 행하는 경우는 그 위법성이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최고재판판결에 의한 경우라도 독금법과의 관계에서 행정지도가 허용되는 경우 및 행정지도의 관여에 의해 카르텔의 위법성이 없어지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한다. 뿐만 아니라 그 행정지도는 독금법의 기초가 되는 정책에 제한을 가하는 석유업법이라는 특별법이 있는 경우의 것으로 이러한 법률이 없는 사업분야에서의 허용성은 한층 좁아질 것이다.

<참고문헌>

사네카타 켄지(實方 謙二), 「독점금지법」, (有斐閣) 187쪽

혼마시게노리(本間 重紀), 독금법심결·판례백선, <제3판> 77쪽

사네카타 켄지(實方 謙二), 「1980년도 중요판례해설」(JURIST 743호) 264쪽

*네기시 아키라(根岸 哲), 코오베(神戶)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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