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행정지도에 의한 위법가격카르텔의 소멸

By | 2008년 6월 29일

44. 행정지도에 의한 위법가격카르텔의 소멸

최고재판소 1982년 3월 9일 제3소법정 판결

(1977년 제113호 심결취소청구 사건)

(민집 36권 3호 269쪽)

<사실의 개요>

석유연맹은 1971년 2월 일본 석유제품의 총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의 연맹회원인 원매(元賣:생산자로부터 직접 물품을 인수하여 도매업자 및 기타 유통단계에 판매하는 일)업자 14개사로 구성하는 영업위원회에서 외국 원유공급업자로부터 회원에 대한 원유판매가격의 인상통지에 대한 대책을 검토하고 원유 1킬로리터당 평균 인상액인 1,080엔을 제품환산하면 1,113엔이 된다는 판단 하에 각종 석유제품의 인상목표액을 결정함과 동시에 가격인상 실시기일을 결정하였다. 여기서 회원 원매업자는 이 결정에 근거하여 각 석유제품의 인상액을 정하여 거래처에 통보하고 소정의 기일과 인상목표액에 따라 석유제품의 판매가격을 인상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71년 3월 본건의 행위가 독금법 제8조제1항제1호에서 금지하는 사업자단체에 의한 경쟁의 실질적 제한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석유연맹에 대해 본건의 인상결정을 파기하도록 권고하였으나 석유연맹이 이를 거부하였으므로 같은 해 7월 심판개시를 결정하여 1974년 3월 위와 동일한 취지의 심결을 내렸다(심결집 20권 353쪽). 이에 대해 석유연맹은 심결취소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동경고등재판소가 이 청구를 기각하였으므로(1977년 8월 15일 판례집 28권 8호 830쪽) 상고하게 되었다.

상고이유는 이하와 같다. 즉, 본건의 심판개시결정 전의 1971년 3월 하순경 통산성으로부터 석유연맹 및 회원 원매업자에 대해 원유단가상승과 동반하는 부담 증가분 전액을 수요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배럴당 10% 분을 석유업계가 부담하여 잔여제품환산 킬로리터당 평균 860엔에 대해서는 수요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행정지도의 대략이 제시되었으므로 그 후 행정지도를 더욱 철저히 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그 결과 1971년 2월의 본건의 가격인상 결정은 효력을 잃게 되었으며 각 원매업자는 위의 행정지도의 범위 내에서 자주적으로 석유제품의 인상액을 결정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행정지도의 범주 내에서의 가격경쟁이 회복되었다는 결과이므로 본건의 가격인상결정에 의한 경쟁제한 효과는 소멸하였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판결요지>

「(독금법) 제8조제1항제1호에서 말하는 경쟁의 실질적 제한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는 사업자단체의 행위를 통하여 사업자간의 경쟁에 실질적 제한을 초래할 것과 이를 본건에 근거하여 말하자면 상고인의 기관결정에 의해 상고인 소속의 사업자 등의 가격행동의 일치를 불러일으킨다면 요건이 충족된다는 해석이 타당하다고 본다. 따라서 사업자단체가 그 구성원인 사업자의 의견주장에 근거하여 각 사업자가 따라야 할 기준가격을 단체의 의사로서 협의결정한 경우에 있어서는 설령 이후 이에 관한 행정지도가 있다고 해도 당해 사업자단체가 행한 기준가격의 결정을 분명히 파기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의 행정지도에 의해 독점금지법 제8조제1항제1호에서 말하는 경쟁의 실질적 제한이 소멸되었다고는 인정할 수 없다.

원심의 인정판단에 의해 이를 본건에 비추어 보면, 사업자단체인 상고인이 행한 본건의 결정 후 그 실시과정에서 주무관청인 통산성이 본건의 결정의 인상폭을 압축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원매업자인 각 회사는 사실상 이에 따른 것에 불과하며 본건의 결정이 어떤 형식이든 분명히 파기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 특정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으므로, 경쟁의 실질적 제한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설령, 본건에 있어서 사업자단체인 상고인에 의해 결정된 원유의 제품환산 1킬로리터당 1,113엔의 인상이 행정지도에 따른 결과 860엔의 인상에 그쳤다고 해도 가격인상의 한도를 제시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에 따라 행한 상고인의 가격인상 결정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해 설>

본건의 쟁점은 독금법에 위반하는 카르텔(가격협정)을 행한 후 그것과는 다른 내용의 가격에 대한 행정지도가 이루어진 경우 그 가격결정을 독금법상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하는 점이다.

행정지도와 카르텔을 금지하는 독금법과의 관계의 문제에는 ① 행정지도 그 자체의 위법성 문제, ② 행정지도가 관여하는 경우 사업자 및 사업자단체의 행위를 카르텔로 인정할 수 있는지의 문제 및 ③ 행정지도의 관여에 의해 카르텔의 위법성이 소멸되느냐는 문제가 포함된다. 이 중 본건은 ②의 문제의 한 국면과 관련한다. ① 및 ③의 문제는 본서 43사건과 관련하는 것이다.

행정지도가 관여하는 경우에 사업자 및 사업자단체의 행위가 카르텔로 인정되는 형태에는, (1) 행정지도를 요청하여 행정지도가 실시되는 경우, (2) 행정지도가 있은 후 이를 실시하기 위해 사업자간의 협정이 이루어진 경우, (3) 사업자간의 협정이 성립 또는 실시과정에서 행정관청이 관여하고 그 내용을 지도 및 조정하는 경우 및 (4) 행정지도가 책정, 실시되는 과정에서 사업자의 관여를 통해 사업자간에 협정이 성립한 경우가 있다.(사네카타 켄지, 「독점금지법과 현대경제」 (成文堂)) 25-26쪽, 동 「독점금지법」(有斐閣))190-191쪽) 이 중 본건은 (3)의 경우이며 카르텔(가격협정)의 성립 후 그 실시의 과정에서 행정지도가 이루어져 그 내용을 지도 및 조정한 것이다.

상고인인 석유연맹측에서는 사업자단체로서의 가격인상결정카르텔의 성립 후에 가격인상폭을 압축하는 행정지도를 함으로써 당초의 인상결정대로의 인상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어 가격인상결정은 그 효력을 상실하고 카르텔은 소멸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르텔이 심판개시결정시까지 이미 없어진 경우에는 배제조치를 명하는 심결을 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나간 위반행위에 대해 배제조치를 명할 수 있는 규정(제7조제2항, 제8조의2제2항)이 도입된 것은 1977년 개정 이후이며 본건의 카르텔이 행하여진 당시에는 이러한 규정이 없었다. 오늘날에도 이미 없어진 위반행위에 대해 배제조치를 명할 수 있는 것은 위반행위가 없어진 날부터 1년 이내로 특히 필요한 경우이며, 카르텔 성립 후 그것이 계속하는지 이미 없어졌는지의 여부는 중요한 문제이다.

본 판결은 상고인의 주장에 대해 석유연맹의 가격인상결정 후 그 실시과정에서 가격인상폭을 압축하는 행정지도가 이루어져 당초의 가격인상 결정대로의 가격인상이 사실상 불가능하였다고 해도 당초의 결정이 분명히 파기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 특정한 사정이 없는 이상 경쟁의 실질적 제한이 소멸되었다고는 할 수 없으며 카르텔은 존속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행정지도에 따라 압축된 범위 내에서의 인상에 그쳤다고 해도 행정지도는 인상의 한도를 제시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당초의 인상결정의 효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 본건에서는 압축된 범위 내에서 원매업자의 일괄적인 가격인상이 행정지도에 개별적으로 따른 결과인지 가격인상결정에 근거한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으나, 본 판결은(원판결도 이와 동일) 행정지도에 따른 것이 가격인상 결정에 근거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이들 판시는 현실적인 가격인상이 인상결정의 목표액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 인상이 인상결정에 근거한다고 인정되는 한 경쟁의 실질적 제한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전제는 종래 학설상에서도 인정되어 온 것이다.

본건에서는 가격인상 압축의 행정지도가 매우 강력하여 당초의 가격인상 결정의 효력이 소멸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을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도 원매업자가 일치단결하여 행정지도에 따른 인상을 행한 것은 새로운 카르텔의 성립(또는 당초의 인상결정내용을 변경하여 갱신한 것)으로 파악할 수도 있다. 또한, 본 판결에 의하면 가격인상결정 후의 행정지도에 의해 인상결정을 파기하게 하거나 인상요청을 철회하게 하고 기준이 되어야 할 새로운 가격을 설정한 경우에는 가격인상결정의 효력이 소멸하고 카르텔은 없어지게 되나, 이와 같은 경우에도 행정지도에 따른 일괄적인 인상이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카르텔을 인정할 수도 있다.

또한 본 판결은 독금법 제8조제1항제1호에서 말하는 경쟁의 실질적 제한의 성립시기 즉 동호 위반의 성립시기에 대해 사업자단체에 있어서 단체의 의사로서 협의결정이 이루어진 시점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최고재판소는 석유제품 가격협정형사사건에 있어서 부당한 거래제한의 경우에 있어서 경쟁의 실질적 제한의 성립시기 즉 부당한 거래제한을 금지하는 독금법 제3조후단 위반의 성립시기에 대해서도 이를 합의시점으로 보는 견해를 분명히 하고 있다(1984년 2월 24일 형사판결집 38권 4호, 1287쪽-본서 128사건). 카르텔의 성립에는 그 결과가 있으면 충분하며 실시 그 자체는 필요가 없다는 것이 판례라고 할 수 있다(이 점에 대해서는 본서 24사건의 해설을 참조).

<참고문헌>

네기시 아키라(根岸哲), 독금법심결·판례백선 <제2판> 85쪽

혼마 시게노리(本間 重紀), 독금법심결·판례백선 <제3판> 76쪽

하나야마 타케미치(鼻山 武道), 1982년도 중요판례해설(Jurist 92호) 234쪽

*네기시 아키라(根岸哲), 코오베(神戶)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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